잘 쓰는 것보다 오래 고쳐 쓰는 것
thinking | 2026년 8월 7일
최근 졸업에 관한 글을 썼다. 댓글에서 글을 잘 쓴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일상 블로그를 2021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운영하면서 종종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다.
은소 님 블로그는 고봉밥인데도 재미있어요.
고마운 말이지만, 개인적으로 내가 글을 특별히 잘 쓴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하나의 글을 오래 들여다보고 여러 번 고쳐 쓴다.
글은 한 번에 완성되지 않는다
이번 졸업식 글도 2년 전부터 언젠가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먼저 글의 뼈대를 세워 두고, 떠오르는 장면과 생각을 천천히 채워 나갔다.
초안이 어느 정도 완성되면 처음부터 끝까지 몇 번이고 다시 읽는다. 문장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지, 불필요하게 반복되는 표현은 없는지, 지금의 감정과 맞지 않는 부분은 없는지 살핀다. 어색한 부분은 덜어 내고 부족한 부분은 다시 채운다.
글을 쓰던 순간에는 재미있다고 생각해 넣은 농담도 일주일 뒤에 읽으면 공감되지 않거나 흐름을 끊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는 미련 없이 지운다.
과거의 내가 초안을 쓰고, 조금 더 미래의 내가 읽고 승인하는 방식이다. 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글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여유를 만들어 준다.
잘 쓴 글처럼 보이는 이유가 있다면 아마 이 반복 덕분일 것이다. 처음부터 좋은 문장을 쓰기보다, 어색한 문장을 발견할 때까지 읽고 다시 고치는 것.
프로젝트도 다르지 않다
예전에 만든 프로젝트를 다시 보면 투박하고 어색한 부분이 눈에 들어온다. 당시에는 최선이라고 생각했던 구조에서도 개선할 점이 보인다.
그것은 과거의 결과가 형편없어서가 아니다. 지금의 내가 그때보다 더 많이 보고 배웠기 때문이다. 부족한 점이 보인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나아졌다는 증거일 수 있다.
처음부터 완벽한 방향을 알고 시작하는 일은 드물다. 목표가 선명하지 않더라도 우선 시작하고, 계속 살펴보고, 조금씩 수정하다 보면 막막했던 자리에서 벗어날 수 있다.
글도 프로젝트도 한 번에 완성되지 않는다. 만들고, 확인하고, 고치는 과정을 반복하며 나아진다.
꾸준함의 힘
대단해 보이는 결과도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목표를 정하고, 오늘 할 수 있는 만큼 하나씩 쌓아 올린 시간이 결과를 만든다.
나는 여전히 글을 잘 쓰는 방법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 다만 계속 쓰고, 다시 읽고, 고쳐 쓰는 방법은 안다.
어쩌면 꾸준함은 같은 일을 무작정 반복하는 태도가 아니라, 어제 만든 것을 오늘 다시 바라보고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고쳐 나가는 힘인지도 모른다.